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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원평야의 벼 재배환경 여건과 철원쌀의 경쟁력 요인 / 철원군공직자, 농협직원 필독 자료

유해영 2012. 8. 2. 21:54

철원 쌀산업 심포지엄 기조발표자료

  아래글은 철원 공직자, 농협직원, 의회의원, 철원농민 등이 반드시 알아야 할 내용이다. 대부분의 분들이 이 내용을 잘 알지 못하는 것 같다.  잘 정독하여 내용을 파악하여 정책을 세울때나 업무계획을 세울때 그리고 광고계획을 세울때 활용하기 바란다. 무엇이든 확실히 알지 못하는 것은 거의 모르는 것과 같다. 의문이 있으면 본인과 접촉 배우기를 권한다.

                  

                  철원평야의 벼 재배환경 여건과 철원쌀의 경쟁력 요인

 

                                                                                    유해영 육종학 박사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국가의 최우선 책무는 국민의 식량 확보와 국방이라고 한다. 우리나라는 오랫동안 벼를 재배해 오고 있다. 지금까지 고고학적 발굴 결과를 살펴보면, 경기도 일산유적 이탄층에서 4,500∼5,000년 전경 벼 껍질이 발견되었고, 김포에서는 4,000년 전경, 여주에서는 3,000년 전경, 충남 부여에서는 2,600년 전경의 벼가 발견 보고된바 있다. 이와 같은 고고학적 발굴 결과와 같이, 쌀은 고대로부터 우리 국민의 중요한 식량으로서 큰 역할을 해 오고 있다.

  우리나라 벼 조생종 재배지역은 철원을 비롯한 강원도 북부와 소백산맥을 따라 분포하고 있는데, 철원을 비롯한 강원도 외에, 경북 상주의 화서, 전북 무주, 진안, 장수, 남원의 운봉 등이 주요 조생종지대이다. 조생종지대 중, 철원지역의 논 면적이 12,359 정보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우리나라 논 면적은 2011년 96만 정보로, 철원의 논 면적 12,359 정보는 우리나라 논 면적의 1.28%에 불과하다. 이러한 철원지역에서 우리나라 근래 벼농사 역사의 선도적 역할을 하고 있음은 다소 놀라운 일로 생각된다.

  가장 놀라운 업적은 품종명 브랜드를 성공시켰다는 것이다. 바로 ‘철원오대쌀’의 성공이다. 이 ‘철원오대쌀’ 품종명 브랜드는 1990년대 초, 철원 동송농협에 최신식 종합미곡처리장이 설치되면서 소비자에게 본격적으로 선택되기 시작하여, 현재까지도 우리나라 대표적 품종명 브랜드로서 유명하다. 이 ‘철원오대쌀’은 우리나라 품종명 브랜드의 효시적(嚆矢的)상표이며, 앞으로도 이루기 어려운 업적이다. 또한, 화천오대쌀, 양구오대쌀, 강릉오대쌀, 평창오대쌀, 철원오대치킨 등 여러 시리즈 브랜드(series brand)까지 거느리고 있다.

  또한 ‘오대로’라는 도로명으로 명명도 되었는데, 오대로는 동송읍 오덕3리 메뚜기교부터 농촌진흥청 식량과학원 철원출장소가 있는 오덕3리 동쪽과 대위리를 지나 금강산로와 만나는 지점까지를 말한다.

  그리고 우리나라 최초로 쌀 생산이력제가 2004년 철원에서 시작되었고, 또한 우리나라 최초로 철원쌀이 2005년 지리적표시등록을 하였다.

  이러한 업적은 농협 임직원과 농업관련 공직자의 열정과 수고가 있었음은 말 할 것도 없지만, 철원지역에 맞는 오대벼라는 품종이 육성된 것이 계기가 되었고, 그리고 특이한 철원지역의 벼 재배환경 등 여러 요인이 합쳐진 결과로 판단된다.

 

 

1. 철원평야의 벼 재배환경 여건

가. 여름철 일장(日長)

  작물이 자라서 열매를 맺을 수 있는 것은 식물체의 엽록소가 햇빛과 이산화탄소와 물을 이용, 광합성을 하여 유기물을 생성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햇빛은 작물생육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여름철 작물생육기간 중에 햇빛이 비치는 시간을 나타내는 일장(낮의 길이, 일출∼일몰)은, 적도 열대 저위도(低緯度)지역에서는 연중 일정하여 약 12시간이다. 그러나 일장은 위도(緯度)와 비례하여 고위도 지역으로 갈수록 낮의 길이가 길어진다.

  철원평야는 우리나라 벼 재배지역 중에 위도가 가장 높은 평야로서, 6월 21일경 하지를 기준으로, 낮의 길이가 14시간 49분 33초로, 우리나라 평야 중 일장이 가장 긴 지역이다. 제주도 서귀포에∼ 비해서는 28분 22초 길고, 전라남도 남쪽 완도지역에 비해서는 22분 42초 길다. 철원평야는 이와 같이 햇빛이 비치는 낮의 길이가 길므로 식물체가 그만큼 더 양분을 만들 수 있어 작물생육에 유리한 조건을 가지고 있다.

  참고로 우리나라 쌀과 경쟁이 될 수 있는 중국 흑룡강성 삼강평원(三江平原, 북위 47.5도, 동경 132도)의 6월 21일경 일장은 15간 54분 29초이다.

 

나. 기온의 일교차

  기온은 계절에 따라 변해서 기온의 연교차가 생기고, 밤낮에 따라 변해 기온의 일교차가 생긴다. 일반적으로는 연교차가 일교차 보다 크다. 일교차는 하루의 최고기온과 최저기온의 차이를 말한다. 최고기온은 낮에 최저기온은 밤에 온다.

  벼 식물체는 광합성을 통해서 유기물을 생성하고, 체외로부터 산소를 흡수, 생성된 유기물을 산화하여 에너지를 유리(遊離), 식물체의 생육과 기초대사에 사용한다. 그런데 밤의 온도가 낮을 경우 호흡이 억제되어 체내양분의 소모가 적게 된다. 특히 등숙기간 중 밤의 온도가 낮아, 밤낮의 온도차 즉 기온의 일교차(日較差)가 크게 되면 벼 등숙이 좋아진다.

  기온의 일교차는 해안지역 보다는 내륙지역에서 크게 나타나고, 고위도(高緯度)지역에서 저위도지역으로 내려 갈수록 일교차가 작다. 연평균 대기 온도는 위도가 1도 높아짐에 따라 약 0.4℃씩 낮아진다. 또한 기온의 수직 분포는 해발고도가 낮은 지역에 비해 높은 지역은 밤 기온이 더 낮기 때문에 벼 등숙을 좋게 한다. 고도가 100m 높아짐에 따라 기온은 평균 0.65℃ 낮아진다.

  철원평야는 다른 지역에 비해, 위도가 높은 내륙에 위치해 있고, 해발고도가 150〜250m로 벼 등숙에 유리한 여러 조건을 모두 가지고 있는 지역이다. 그러므로 철원평야가 우리나라에서 벼 등숙에 매우 유리한 재배환경을 가지고 있다.

 

 

다. 청정한 재배환경

  철원에서는 비무장지대 남쪽 철책선에 인접하여 저수지를 만들어 놓고, 비무장지대 안에서 흘러나오는 물을 가두었다가 그 물로 농사를 짓는다. 토교저수지, 동송저수지, 산명호 등이 그러한 저수지이다. 또한 북한지역에서 발원하여 흐르는 한탄강은 비무장지대를 통과 철원과 포천 그리고 연천을 거쳐 임진강과 합쳐저 서해로 빠지는데, 철원에서는 바로 비무장지대에서 흘러나오는 한탄강 최상류의 특별히 깨끗한 물로 농사를 짓는다.

  철원평야의 토양은 오염되어 있지 않고 오염시킬만한 공장 등 오염원 자체가 없다. 청정성과 관련된 벼 재배환경의 핵심은 물과 토양인데, 이러한 특별히 깨끗한 물과 특별히 깨끗한 철원 논토양과 같은 청정조건을 가지고 있는 대규모 평야로는 철원평야가 우리나라에서 유일하다.

  또한 철원군내 대부분의 지역이 개발되지 않은 천연환경을 그대로 갖고 있어 공기 또한 맑고 깨끗하다. 그리고 철원은 환경청고시 94-40호로 지정된 청정지역이다.

  공기 중에는 이산화탄소가 약 0.03%가 있는데 0.25%까지 그 농도가 높아질수록 작물생산이 증가하여 인위적으로 이산화탄소를 공급하여주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탄산시비라고 한다. 동물과는 달리 작물은 깨끗한 공기가 반드시 좋은 것은 아니다.

 

라. 철원평야의 논토양 특성

  토양조건은 작물 생육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토양의 물리적, 화학적, 생물학적 종합적조건은 작물의 생산력을 지배하므로, 이를 지력(地力)이라고 한다.

  벼의 생산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우선 작토(作土)층의 물리적 구성이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모래성분이 많은 사질답은 양분의 보유력이 낮고 투수율이 높아 벼 생육에 좋지 않다. 그러나 토양의 점토(粘土)는 물과 양분을 흡착·보류하는 힘이 커서 비료의 과잉흡수를 억제하고 비효를 늦게까지 지속시킨다. 또한 점토에는 철, 마그네슘, 인 등, 유효한 광물질(mineral)이 많이 함유하고 있어 식물체를 건강하게 키운다.

  이러한 미네랄은 사람에게도 좋아 진흙(mud)을 사람의 피부에 바르기도 하고, 머드 패드(mud pad)라는 화장품으로 개발 이용하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보령머드축제」가 바로 진흙을 활용한 축제로서 유명하다. 철원에 있는 양질의 황토 찰흙에 대한 활용을 검토해 볼 수 있으리라 본다.

   논토양은 점토함량이 25∼37.5%인 양토(壤土)와 점토함량이 37.5∼50%인 식양토(埴壤土)가 좋다.

  한국의 답 토양(농촌진흥청 1984)에 따르면, 철원평야 동송통 논토양의 점토함량은 38.2%, 철원통은 37.3%로 우리나라의 논토양 중 제주 이호통과 함께 가장 높다. 우리나라 주요 벼 재배지역 논토양의 점토 함량은, 경기 이천통 26.5%, 전북 김제통 36.0%, 평택통 21.2%, 호남통 23.4% 이고, 제주 이호통은 44.0% 이다.

  이와 같은 결과는 철원과 제주 토양이 화산폭발로 생성된 현무암을 모암으로 하고 있는 토양 특성 때문인 것으로 보이며, 쌀 생산량이나 미질에 좋은 영향을 주는 것으로 판단된다.

  예로부터 “모랫논 보다는 진흙땅 논 쌀의 밥맛이 좋다”라는 말이 전해오고 있는데, 농사짓는 사람이면 점토함량이 높은 논에서 생산된 쌀의 밥맛이 좋다는 것은 다 아는 사실이다.

 

 

마. 관개수 문제

  벼는 생리수(生理水)로서의 수분뿐만이 아니라 담수(湛水)라고 하는 특별한 환경에서 재배되기 때문에 환경수(環境水)로서의 수분을 필요로 하므로 많은 관개수(灌漑水)가 필요한 작물이다.

  철원평야의 지형은 북고남저(北高南低)형이다. 따라서 북한지역의 빗물도 남쪽 철원지역에서 이용하게 되어 수자원이 비교적 풍부한 편이다. 주요 관개수원으로는 한탄강과 화강이 있고, 비무장지대 철책선에 인접해 건설된 토교저수지, 동송저수지, 산명호 그리고 잠곡저수지, 학저수지, 금연저수지 등이 있어 2012년 상반기와 같은 심한 가뭄에도 관개수가 부족하지 않았다.

 

 

바. 재해(災害)관련 여건

  철원은 우리나라에서 겨울철이 추운 지방으로, 겨울철 낮은 온도가 이화명충, 애멸구, 벼줄기굴파리, 끝동매미충 등과 같은 해충이, 유충으로 월동한다거나, 도열병의 균사나 잎집무늬마름병의 균핵 등이 월동하는데 불리하게 작용하여, 따듯한 지역에 비해 병해충 발생이 상대적으로 적다.

  철원은 우리나라에서 북쪽 내륙에 위치해 있어, 여름철 태풍의 영향이 상대적으로 적어 태풍으로 인한 벼 피해가 적다. 그리고 벼멸구, 흰등멸구, 혹명나방 등과 같은 해충은 장마철 저기압이 중국대륙으로부터 우리나라를 통과할 때 함께 날라 와 피해를 주는 비래해충(飛來害蟲)인데, 철원의 지리적 위치가 북쪽이어서 남쪽지역에 비해 그러한 해충들이 날라 오는 정도가 현저히 적다. 따라서 그러한 해충으로부터의 피해가 적어 벼 재배에 유리하다.

  철원의 한탄강은 그 자체가 거대한 배수구 역할을 하여 여름 장마철에 배수가 잘 되므로 대대적인 침수가 없어 벼가 도복된다든지 벼 이삭에서 싹이 트는 일 등이 현저히 적어 고품질쌀 생산에 크게 도움이 된다.

 

 

사. 경지규모와 고립성

  청정한 환경, 비옥한 토양, 풍부한 관개수 등과 같은 벼 재배환경이 아무리 뛰어 나도, 소비자에게 연중 공급할 수 있는 원료곡이 확보되지 못하면 유명 브랜드로서의 성공은 어려운 것이다. 따라서 상당한 원료곡을 생산할 수 있는 일정 규모 이상의 경지확보가 중요하다.

  우리나라 대부분 지역 산골짜기의 논은 깨끗한 청정조건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그러한 소규모의 논에서 생산된 쌀은 별도로 구분되어 소비자에게 전달되지 못하고 인근 평야지에서 생산된 쌀과 섞여서 판매됨으로, 그러한 쌀은 청정쌀로서의 큰 의미가 없는 것이다.

  철원지역의 논은 그 규모가 12,359 정보로, 우리나라 조생종지대에서는 유일한 큰 평야로서 5만톤 이상 쌀을 생산할 수 있다. 이런 정도의 생산능력이 소비자에게 연중 공급할 수 있는 유명 브랜드 쌀로서의 성공을 가능하게 하였다.

  철원평야는 주변에 다른 평야와 연결되어있지 않고 대체로 고립되어있다. 북쪽은 비무장지대이고 화천과는 산으로 막혀 떨어져있고 포천은 논 면적이 미미하고 경기도 연천군 전곡들이 있으나 그 규모가 작고 중생종 벼를 심는 지역으로 철원과는 구별된다.그러므로 철원쌀은 철원에서 생산된 쌀이라는 인식이 성립되어있다. 이것은 소비자의 신뢰를 얻는데 중요한 한 요인이 된다.

 

 

2. 철원쌀의 경쟁력 요인

가. 철원오대쌀의 밥맛

  쌀의 식미(食味)는 쌀을 구성하고 있는 화학적 성분, 물리적 성질, 밥알의 조직감 그리고 밥을 먹을 때 느끼는 맛 등에 의해 결정된다. 그리고 쌀의 식미를 평가하기 위해서 각 식미 구성요소에 대한 여러 분석기법이 개발 활용되고 있다.

  쌀의 화학적 성분 중에 아밀로스 함량은 품종에 따라 15∼35%의 변이를 보이고 우리나라에서는 20%이하를 양질쌀 품종선발의 기준으로 하고 있다. 아밀로스 함량이 낮으면, 밥이 끈기를 나타내고 탄력이 있으며 노화가 더디게 일어나 밥이 식어도 쉬이 굳어지지 않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벼 품종의 단백질 함량은 4∼18%의 변이를 보이나, 재배환경에 따라 1∼3%의 변이를 보인다. 특히 질소 거름을 많이 주면 그 함량이 높아진다. 단백질 함량이 높으면 밥이 다소 딱딱하게 느껴지고 탄력과 점성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 우리나라의 단백질 양질쌀 품종선발 기준은 7∼9% 이다. 오대쌀의 아밀로스 및 단백질 함량은 양질쌀 품종기준에 부합한다.

  밥맛 평가에 대한 여러 과학적 분석기법이 개발 활용되고 있으나, 밥맛은 개인의 기호, 연령, 지역 등 여러 가지 조건에 따라 차이가 있어 객관적 평가가 어려운 점이 있다. 그러나 철원오대쌀은 1982년도 육성된 이래 현재까지 30년 동안 소비자들로부터 선택받아오고 있다는 것 자체가 바로 철원오대쌀 밥맛의 우수성을 객관적으로 입증한 것으로 생각해도 무리가 없을 것이다. 철원오대쌀의 밥은 희고 윤기가 있으며 밥알이 흐트러지지 않고 적당한 끈기와 탄력이 있다. 또한 밥의 노화가 적어 밥이 식어도 윤기와 끈기의 변화가 적은 것이 특징이다.

 

 

나. 청정성 이미지

  전술한 바와 같이 철원은 비무장지대에서 흘러나오는 특별히 깨끗한 물로 농사짓는 특별한 청정조건을 가지고 있다. 토양이 오염되지 않은 것은 말할 것도 없고, 토양을 오염시킬 수 있는 공장 등 오염원이 없다. 또한 철원군내 대부분의 지역이 개발되지 않은 천연환경을 그대로 갖고 있어 공기 또한 맑고 깨끗하다. 따라서 철원에서 생산된 철원쌀은 최고의 청정성을 갖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철원은 환경청고시 94-40호로 지정된 청정지역이다.

 

 

다. 철원쌀의 안전성

  안전성이라는 것은, 건강을 해치는 위해요소가 없는 성질을 의미하는 말로, 농산물과 관련하여서는 주로 잔류농약의 위험성 정도를 나타내는 말이다.

  우리나라 겨울철 추운날씨로 유명한 철원의 기상조건은 해충의 유충이나 벼 병의 균사나 균핵 등이 월동하여 생존하는데 불리하고, 철원평야가 북쪽에 위치하여 비래해충인 벼멸구나 혹명나방 등이 비래 발생하는 정도도 남쪽지역에 비해서는 월등히 적다. 또한 철원에서 재배하는 조생종 벼는 생육기간이 짧아 그만큼 병해충으로 부터의 위험성이 적다.

  태풍은 도복을 일으키고 벼 식물체에 기계적 손상을 준다. 침관수(浸冠水)는 도복을 발생시킬 뿐만 아니라 식물체의 무기호흡(無機呼吸)을 조장하여 호흡기질의 소모를 증가시켜 식물체를 연약하게 한다. 이러한 침관수와 태풍의 피해는 흰잎마름병의 발생을 조장한다. 그러나 철원지역은 내륙 북쪽에 위치해 있고 한탄강이 거대한 배수구 역할을 하여, 태풍의 영향이 적고 대대적인 침관수가 적어 상대적으로 병의 발생이 적다.

  위와 같은 여러 가지 조건으로, 철원평야는 기본적으로 병해충의 발생이 적고 그만큼 농약을 적게 사용한다. 따라서 철원에서 생산된 쌀은 잔류농약의 위험성으로 부터 더 안전하다고 말할 수 있다.

 

 

라. 단일 품종쌀 공급과 품종명 브랜드

  단일미 품종명 브랜드 ‘철원오대쌀’이 개발되기 전까지는 철원쌀의 경쟁력은 미미했다. 철원쌀이 추석 전 햅쌀로서 공급이 되었으나 밥맛이 없어 큰 인기를 얻지 못했다.   철원쌀이 경쟁력을 갖게 된 가장 큰 요인이 품종명 브랜드로서 오대쌀 단일미를 공급한 것이었다. 단일미 제품 공급은 제품의 균질성을 보장하는 것이므로 언제나 일정한 밥맛을 소비자에게 제공하게 되어 소비자의 지속적 선택을 받은 것으로 판단되며, ‘철원오대쌀’ 품종명 브랜드는 여러 품종쌀을 섞어서 판매하는 관행 일반쌀과의 차별성으로 소비자로부터 상품의 신뢰를 얻은 것으로 판단된다.

  ‘철원오대쌀’이라는 단일미 품종명 브랜드가 성공하고 유지되는 이유 중 하나는 오대쌀이 다른 품종에 비해 쌀알이 뚜렷이 굵어 다른 품종과 구별되기 때문이다. 철원에서 생산된 오대벼 품종 현미천립중은 25g 이상 되나, 추청벼 등 대부분 시중에 유통되는 다른 품종의 현미 천립중은 20〜22g 정도로 쌀알의 크기가 구별된다.

  철원쌀을 대표하는 브랜드로서, 두루미, 현무암, 궁예왕, 청청쌀, 특미 등 여러 가지가 거론되고 있으나, 비단 쌀뿐만이 아니라 어떤 종목이든,  철원을 대표하는 것은,「철원」이라는 표현을 기본적으로 나타내는 것이 좋다고 생각된다.「철원」만큼 확실하고 좋은 이미지를 주는 말이 없다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철원쌀을 위한 브랜드로서는, 다품종 혼합쌀은「철원쌀」그리고 단일 품종쌀은「철원〇〇쌀」이 최선의 브랜드라고 판단된다.

   몇 가지 수식어를 써서 표현해 보면, 혼합미의 경우,「두루미의 고장 철원쌀」,

DMZ 철원쌀」,「DMZ청정수 철원쌀」,「특별 청정수 철원쌀」,「현무암 토양 철원쌀」,

일목대왕 철원쌀」그리고 단일 품종쌀의 경우에도,「두루미의 고장 철원오대쌀」,

현무암 토양 철원흑진주쌀」,「 DMZ청정수 철원조운쌀」등으로 표현할 수 있으리라 본다.

 

3. 오대벼의 주요특성

  오대벼는 농촌진흥청 작물시험장, 현 국립식량과학원, 벼 육종 연구진에 의해서 개발된 벼로서 1974/1975년 겨울에 당시 작물시험장 세대촉진 온실에서 내병 다수성인 아끼쓰호에 내냉 내도복 다수성인 후지269호를 교배하여 만들어 졌다.

  오대벼의 계통명은 수원303호이며 마지막 육종단계인 지역적응성을 검정하기 위해 1981~1982년 작물시험장 철원출장소 등 중북부 중산간지 및 산간 고랭지에서 지역적응성 시험이 수행되어졌다. 지역적응성시험 결과 우수성이 인정되어 오대벼로 명명하고 1983년 장려품종으로 결정 보급하게 되었다.

  ‘오대벼’라고 하는 이름은 강원도 평창군에 있는 오대산의 ‘오대(五臺)’를 따온 것이며, 이것은 당시 벼 품종의 이름을 붙이는 기준이 조생종은 산 이름을 붙이도록 하였기 때문이다.

  오대벼는 철원지방에서 7월 말에서 8월 초에 출수하는 조생종으로 이삭이 길고 벼알이 드물게 달렸으며 쌀알이 굵은 편으로 철원산 오대 현미 1,000알의 무게가 25g 이상 된다. 철원에서 2004년의 경우에는 오대벼 현미천립중이 27.4g 이었다. 우리나라 중부 지방에서 생산된 오대벼 현미천립중은 22g 정도 나간다. 또한 해에 따른 풍흉이 크지 않아 안정적 수량을 보인다. 쌀알은 복백이 약간 있다.

  근래에 품종명 브랜드로서 「신동진쌀」이 대두되고 있는데 신동진벼는 1999년에 농촌진흥청 식량과학원에서 육성한 벼로써 현미천립중이 27.7g인 중대립 종으로 오대쌀과 같이 차별성이 있어 단일미 품종명 브랜드로서 성공적으로 소비자에게 인식되고 있다.

 

  여러 나라와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무역장벽이 완화되고 있다. 따라서 일부 농산물시장의 개방이 불가피한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쌀의 경우 우리가 먹는 자포니카 쌀은 한국, 일본 및 중국의 동북 3성에서 재배되고 있으며, 유럽과 미국 일부에서 재배되고 있으나, 유럽이나 미국 쌀은 좋지 않은 식미와 물류사정 등으로 우리나라 고품질 쌀과는 경쟁이 안 될 것으로 판단된다. 중국의 동북 3성에서 생산된 쌀이 우리나라 쌀과 경쟁이 되겠으나 중국의 식량사정이나 생산지와 소비시장 간 물류사정 등을 고려해 볼 때, 우리나라 쌀이 지켜질 것으로 전망된다. 물론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노력이 필요하리라 본다.

  그리고 우리나라 소비자들의 고품질 쌀의 요구도는 점점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되며 또한 안전성이나 청정한 농산물의 요구도도 더욱 증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같이 전망되는 소비경향은 철원쌀의 경쟁력을 더욱더 높여 주리라 보며, 해외시장 개척도 가능하리라 본다.

  철원쌀의 경쟁력을 위해서는 추석 전 출하가 확실한 품종의 확대 재배가 필요하리라 보며 이미 개발되어 있는 쌀국수나 쌀막걸리와 같은 쌀 가공 분야도 더 발전시킬 필요가 있으리라 본다. 또한 일부 토질이 좋지 않은 사질답은 유색미나 찰벼 등을 심어 철원쌀의 밥맛을 지켜나가는 노력을 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최근에 양곡표시제가 개정되어 세분화된 등급을 의무적으로 표시하게 되어 있다. 따라서 오대쌀의 외관미질이 다소 떨어져 문제점으로 대두되고 있다. 그러나 이미 오대쌀의 소비층이 형성되어 있고, 결국은 밥맛과 청정성 및 안전성 이미지 등을 소비자들이 선택할 것이므로 철원쌀의 경쟁력을 지킬 수 있으리라 본다. 그러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전략적 대처가 필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