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문 · 기타

불필요한 나무/고정관념 깨기

유해영 2008. 6. 20. 13:23
 

불필요한 나무


나무는 사람에게 좋은것이기는 하나 언제나 그런 것은 아니다. 철원지역 관광지 여러곳에 나무가 시야를 가려 관광지로서의 역할이 크게 감소되고 있음을 지적하고자 한다.

나무는 인간에게 여러 가지로 좋은 역할을 한다. 사람에게 필요한 산소를 만들어 주기도 하고 맛있는 과일을 맺어 사람이 먹게 해주고 경관을 아름답게 하여 우리를 즐겁게 해준다. 그 외에도 나무는 목재와 땔감으로 사용되고 많은 동물의 서식처로서, 먹이로서 등등 그 효용성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다. 그 결과 나무는 항상 필요한 존재로 언제나 보호하고 가꾸어야 한다는 고정관념(固定觀念)이 생겨난 것 같다.

필리핀 로스바뇨스라는 곳에 국제미작연구소(IRRI) 라는 국제 농업연구기관이 있다. 그 연구소는 세계적인 벼 연구센터로서 벼에관한 많은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그곳에서 필자는 박사과정 연구원으로 4년간 공부한적이 있다.

그 연구소 가까이 “마킬링”이라고 하는 천 미터가 좀 넘는 산이 있는데, 필자는 산 정상에 가보면 그 경치가 매우 아름다울 것이라는 큰 기대를 하고 혼자 그 산을 올라가본 일이 있다. 그러나 그 정상에 도착하였을때 정상부근에도 나무가 울창해, 전혀 산 아래에 펼쳐진 멋진 경관을 볼수가 없어 크게 실망한 적이 있다. 산 정상임에도 밀림속이나 다름이 없던 것이였다. 관광을 위해서라면 분명 그 정상의 나무들은 불필요한 것이었다.

고석정 관광지에 가보면, 강가에 내려가지 않고는 협곡의 장관을 보기가 어려우며 궁예도성 식당 뒤편에 가 보아도 잡목에 가려 역시 협곡의 신비함을 보기가 쉽지않다.

대마리 백마고지 기념공원 끝에가서 북쪽을 바라보아도 나무에 가려서, 북한지역으로 아련히 펼쳐진 지평선의 장관을 보기가 어렵다. 노동당사 북쪽 천여 미터 망향제단에 가 보아도 북쪽 지평선의 장관을 나무가 꽉 막아 놓고 있다.

월정리 전망대에 올라가 보아도 수백미터 앞에 있는 나무들이 비무장지대의 경관을 가리고 있다. 새로 건립되고 있는 전망대는 지대가 높아 비무장지대와 북한지역을 관찰하기에 훨씬 좋겠지만 또 잡목에 의해 시야가 가려지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

철원에서 가장 볼만한 것은 한탄강 협곡의 아름다운 경치와 철원평야와 연결되어 펼쳐지는 평강평야 넘어의 아득한 지평선이라고 생각된다. 우리나라에서 지평선이 보이는 곳은 전라북도 김제평야와 강원도의 철원평야 두 곳이라고 한다. 특히 고석정 부근의 한탄강 협곡의 경치는 아주 아름다워서 누구에게나 자랑 할만한 경관이라고 생각되며 철원읍 대마리나 사요리 부근에서 감상할 수 있는 지평선은 참으로 장관인 것 같다. 아마 궁예왕께서도 철원평야에서 북쪽으로 아련히 펼쳐진 지평선을 보고 우리 조상들이 당나라에게 빼앗긴 북쪽의 영토를 다시 회복하고자하는 원대한 꿈을 키우지 않았나 생각된다.

이러한 경관자체가 바로 엄청난 관광자원 임에도, 이미 말한바와 같이 관광지라고 하는 곳곳에 가보면 잡목에 가려 그 장관을 구경하기가 어려우니 어찌된 일인가. 아마 나무는 좋은것이라서 항상 보호하고 가꾸어야 된다는 고정관념이 철원관광을 담당하는 분들에게 각인되어 있어 미쳐 훨씬 더 중요한 사항을 깨닫지 못하게 하는 것 같다.

한탄강변 구경할만한 곳곳에 잡목을 제거하여 시야를 확보하고 안전 울타리를 설치해 놓으면 철원에 관광오는 사람이 더 많을 것이다. 백마고지 기념공원 끝에서 북한 지역으로 펼쳐진 지평선을 볼수있도록 나무를 제거 시야를 확보해놓으면 한층 더 감동적일 것이다.

아무쪼록 우리 철원이 가지고 있는 좋은 경관이 많은 국민들에게 제대로 보여져 철원을 찾는 관광객이 구름처럼 밀려오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