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에 대하여
추석을 맞이하여 필자도 돌아가신 부모님의 영정을 모셔놓고 그 분들의 영혼을 하느님께 부탁하였으며 묘소를 찾아 풀을 깍고 예쁜 꽃으로 장식하여 돌아가신 부모님에 대한 예를 표시하였다.
부모님은 구체적으로 우리에게 무엇을 해주신 분들인가. 유교나 그리스도교 같은 종교에서 왜, 첫째로 해야할 일로서 부모를 공경하라고 했을까. 어떻게 부모님을 공경할 것인가. 이러한 문제에 대해 본인의 생각을 말하고자 한다.
유교는 조상숭배 종교라고 할만큼 인(仁)의 실천 방법으로서 효(孝)를 강조하였으며, 유대교와 그리스도교의 십계명에서도 인간 사회규범의 제일계명으로서 부모공경을 규정하고 있다.
어린 여자아이의 젖가슴이 부풀어 오르고, 사내아이의 수염이 돋아나기 시작하며 검은머리가 흰머리로 변하는 등등은 어떠한 원인에 의해서 그런것인가. 우연히 그렇게 되는 것일까?
집을 짓는데 설계도가 있듯이 모든 생물은 아주 정밀한 설계도를 가지고 있다. 생물이 가지고 있는 설계도를 세포내에 있는 염색체라고 한다. 염색체는 기본적으로 두 벌로 되어 있는데 한 벌을 구성하고 있는 염색체의 수는 생물에 따라 다르다.
벼의 경우 한 벌을 구성하고 있는 염색체의 수가 12개로서 두벌을 가지고 있으므로 총 24개의 염색체(설계도)를 가지고 있다.
사람의 경우에는 한 벌을 구성하고 있는 염색체의 수가 23개이므로 두 벌의 총 염색체 수는 46개이다. 그 중 2개는 성염색체라 하여 성을 결정해주고 나머지 44개는 상염색체라 하여 골격, 키, 머리색깔, 피부색깔, 눈의 모양 등을 결정해 준다.
염색체는 팥 꼬투리 모양으로 길쭉하게 생겼으며 염색체의 길쭉한 몸체 위에 직선상으로 하나하나의 구체적 설계도가 자리잡고 있는데 이것을 유전자(DNA)라고 한다.
인간이 태어나는데 아버지의 역할은 단순해 보인다. 단지, 한 벌의 염색체(23개)만을 어머니에게 줄뿐이다.
아버지와 달리 어머니는, 한 생명체가 태어나는데 있어 신비하고도 복잡한 위대한 일을 하신다. 아버지로부터 받은 한 벌의 염색체(23개)와 자신이 가지고 있는 한 벌의 염색체(23개)를 합하여 온전한 두벌의 염색체 46개를 가지고, 염색체 위에 있는 설계(유전자:DNA)에 따라 생명체를 만들어 나간다.
어머님 자신의 뱃속에서 열 달 동안 자신의 살과 피를 가지고 새로운 생명체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새 아기가 태어난 후에는 어떠한가. 어머니의 살과 피에서 짜낸 진액(津液, 젖)으로 상당한 기간동안 새 아기의 피와 살을 키워 주신다.
결국 어머니는 20여 개월에 걸쳐 자신의 피와 살을 가진 새로운 생명체를 완성한다는 것이다.
천주교회에서 마리아 성모님에 대한 공경이 극진한 것도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일 것이다. 예수님께서 흘리신 피와 찢기신 살이 바로 마리아 성모님의 살과 피가 아닌가. 그렇다면 성모님에 대한 공경이 아무리 극진한들 다함이 없을 것이다. 예수님의 구속사 중에서 성모님께서 담당하신 부분이 엄청나다는 말이다.
새로운 생명이 탄생에 있어 아버지의 역할이 단순하게 보이나, 사실, 아버지도 어머니와 비슷한 정도로 큰 역할을 하신다.
아버지는 위험을 무릅쓰고 땀을 흘려 일함으로서 어머니의 살과 피의 원료인 식량을 공급해 주신다. 또한 어린아이를 먹여 살려주시고 키워 주신다.
세계 사람들로부터 살아 있는 부처로 칭송을 받고 있는 숭산스님께서 쓰신 “선의 나침판”에서 스님은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하신다.
어떤 미국인들은 애완견을 기르고 돌보는데는 적지 않은 돈을 쓰면서 늙으신 부모님에게는 거의 무관심하다고 한다. 개가 병이 나면 즉시 수의사한테 달려가나 병든 부모 생각은 거의 하지 않는다고 한다.
기가 막힌 일이다. 자신의 취미생활을 위해서는 적지 않은 돈을 쓰면서 늙고 병들은 부모를 돌보지 않는다면 말이 되겠는가? 정말 말이 되지 않는 짓이다.
그러나, 사실 “네 부모를 공경하라”라는 가르침이 있다는 것은 적지 않는 사람들이 자신의 부모를 만족스럽게 공경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부모를 잘 공경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부모를 잘 공경한다면 그러한 가르침 자체가 필요 없기 때문이다. 부모를 잘 공경하기가 여의치 않기 때문에 그러한 가르침이 있다는 것이다.
부모님을 공경하는데 있어 공경을 많이 하면 할수록 좋겠으나 여의치 못한 경우가 있으므로 그럴 경우, 감성적 접근보다 이성적 접근을 권하고 싶다. 즉 구체적으로 하나하나 따져 보고 계획을 세워 자신에게 합당한 실행방법을 찾아 보라는 것이다.
한 달에 쌀은 얼마를 잡수시므로 쌀값은 얼마이고, 보일러 기름값은 얼마나 들고, 약값은 얼마이고 등등을 따져서 최소경비를 산출해 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경비를 헤아려 보아야 한다. 실질적 실행을 위해서다.
본인의 경우 1996년 부모님께서 돌아가시기까지 월 15만원을 통장으로 자동 송금해 드렸으며 장인 장모에게도 쌀값을 드렸다. 필자가 막내아들이었으므로 적은 돈을 보내드렸으나 공무원인 본인의 수입으로서는 그 만큼의 돈도 쉬운 일만은 아니었다.
부모님의 고통을 외면하는 사람은 결코 행복한 삶을 살 수 없을 것이며, 행복하지 않은 삶을 사는 사람이 무엇을 이룰 수 있겠는가. 이룬다 한들 무슨 의미가 있는가. 자신의 행복과 성공을 위해서라도 부모님께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아무쪼록 부모님에 대한 더 큰 이해를 통해, 더 밝고 행복한 사회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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