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숙한 삶

일본사회의 화(和)사상과 집단주의 정서에 관한 소고 / 김필홍 세명대학교

유해영 2024. 1. 4. 08:01

일본 사회를 개인의 평등과 자유라는 관점에서는 야만적인 사회라고 한다. 그러나 집단의 화합과 국민 개개인의 능력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데는 상당한 의미가 있다.  일본 사회를 이해하는데는 '계층사회'와 '화(和) 사상'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앞으로 '국화와 칼'이라는 인류학적 책을 통해서 일본 사회를 소개하려고 한다. 본인이 40여년 전 공부할 때 인류학 수업을 들었는데, 당시 '국화와 칼'이라는 책을 소개 받았었다. 일본을 제대로 이해한다면 세계사를 이해하는데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일본 사회의 할복에 대해서 전해져 내려오는 이야기 중에, 어느 무사의 아들이 떡 혹은 사과를 훔쳐 먹었다는 의혹을 받자, 무사는 치욕을 씻기 위해 자식의 배를 갈라 무죄를 증명한 뒤, 의혹을 제기한 상대방을 죽여버리고는 자신도 할복했다는 식의 이야기도 있다. 이는 실제로 군국주의 시절 일본의 도덕 교과서에 실려있기까지 하다. 도대체 이게 무엇인가? 1900년도 전반기에 일본이 아시아 여러나라를 침략하기 위해서 군대를 보냈다. 현지에 도착한 일본 군인들이 '왜 이 나라 사람들이 우리를 환영하지 않는가?'라고 의아해 했다고 한다. 도데체 이게 무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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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사회의 화(和)사상과 집단주의 정서에 관한 소고

 

일본의 민족성을 언급할 때 흔히 온화함, 현실성, 실용성, 경건함, 예의바름 등을 거론하며 이를 장점으로 지적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정서를 지탱하고 있는 것이 다름 아닌 「화」의 사상이다. 「화」라는 단어 자체가 갖고 있는 의미는 「부드럽고」 「온화하고」 「유연하다」는 것이나, 정서적인 관점에서 보면 현실을 「원점」으로 생각하고 자연과의 친화성을 강조하는 성향이 있어 대립적 사고를 배제하고 조화의 묘를 추구하며 내부의 결속력을 강화하는 사상이라고 할 수 있다. 일본사회에서 격한 투쟁이 빈발하지 않은 것은 절충주의 사고의 반영이지만 근저에는 대립적이고 긴장된 관계를 싫어하는 특유의 「와고코로(和心)」정서가 존재한다.
「와고코로」는 개인의 가치관을 우선하기 보다는 집단의 질서나 조화를 중시하고 예의를 존중하는 마음가짐이다. 일본인의 마음을 표현하는 정신으로 역사와 함께 일상성에 존재하는 전통적인 정서하고 할 수 있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일본의 역사문화에서 「와(和)」사상의 실체를 극명하게 드러낸 사례로서 「17조 헌법」을 확인할 수 있다. 본고에서는 「17조 헌법」을 일본인・일본사회의 일상성에서 확인할 수 있는 화의 사상과 집단주의 정서가 역사적 실체로 확인된 사례로 간주하고 그 역사적 실체성이 일본사회에서 어떠한 형태로 형성(습관화)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는가를 생활사의 관점에서 논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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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17조

일본은 원시에서 고대로 접어들며 야마토大和정권을 중심으로 국토 통일이 시작되었다. 이후 645년 다이카개신大化の改新과 701년 다이호 율령을 통해 중앙집권 율령제 국가로 성장했다. 이 당시 활약한 인물이 우마야도 황자厩戸皇子, 통칭 쇼토쿠 태자이다.

쇼토쿠 태자의 업적으로는 흔히 당대의 적폐였던 씨족제도를 파기하고, 율령국가 체제의 기반을 확보하였다는 사실을 든다.[2] 또한 17조 헌법을 제정해 이를 통치의 기본 이념으로 삼았는데, 그 중 제 1조가 “和(야와라기)를 중히 여기고 이를 거스르는 일이 없도록 하라”[3] 이다. 이 법률이 작성된 스이코推古천황기는 조정의 유력 호족들이 권력투쟁을 되풀이하던 시대[4]였음을 감안하면, 당시 쇼토쿠 태자가 和의 정신을 강조한 것은 지나친 내전을 멈추고, 중앙으로 권력을 온전히 모으는 역할을 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현대로 오면 다양한 상황에서 일본 사회 또는 개인의 성향을 설명하며 17조 헌법의 제 1조를 인용한다. 닛케이 신문에서 조항의 원문을 검색하면 해당 조항을 인용한 몇 개의 기사를 찾아볼 수 있다.

[출처] [잡답] 근대 일본의 군국주의|작성자 강민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