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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이 보이는 철원평야가 갖고 있는 절묘한 조건

유해영 2025. 11. 4. 15:37

지평선이 보이는 철원평야가 갖고 있는 절묘한 조건

유해영 박사

 

  수평선이나 지평선이 보이는 것은 지구가 둥글기 때문이다. 바다에서 수평선은 쉽게 볼 수 있지만, 육지에서 지평선을 보기는 쉽지 않다. 지평선이라는 말은, 편평(扁平)한 대지의 끝과 하늘이 맞닿아 경계를 이루는 선을 가리키는 말이다. 그런데 철원평야는 아주 절묘한 조건을 갖추고 있어 지평선이 보인다. 어떤 절묘한 조건들이 있는지 살펴보자.

  지평선이 보이려면 편평한 땅이 멀리까지 연결되어 있어야 한다. 자료에 의하면 철원·평강고원은 폭은 약 15km로 좁지만 길이는 약 75km나 된다고 한다. 남북으로 길게 형성되어 있다. 따라서 지평선이 형성될 수 있는 충분한 조건을 가지고 있다.

  철원·평강고원은 남저북고(南低北高) 지형이다. 철원군 갈말읍 동온동 지역이 해발 150m, 장흥·동송 지역이 200m, 민통선 북부 지역이 250m로, 평강 쪽으로 해발 600m까지 연결되어 있다고 한다. 해발이 낮은 철원평야에서 평강고원의 높은 곳으로 올려다 볼 경우 지평선이 보인다. 평강 쪽에서 철원 쪽으로 내려다 볼 경우는 지평선이 보이지 않는다. 또한 소이산 정상에서 내려다 볼 경우에도 지평선이 보이지 않는다. 이렇게 철원평야는 지평선이 보이는 특별한 조건을 가지고 있다. 한반도에서 이런 조건의 지형이 철원이 거의 유일한 것 같다.

  매우 넓은 평야라도 집과 같은 시설물이 들어서 있으면 지평선이 보이지 않는다. 우리나라 대표적인 김제평야, 평택평야, 상주평야 등에서 지평선을 보기 어려운 이유는 곳곳에 마을이 형성되어 있고 많은 인공 시설물들이 들어서 있기 때문이다. 철원평야에서 지평선이 뚜렷히 보이는 이유는 인공 시설물이 거의 없어서이다. 비무장지대 일대라 마을이 형성되어 있지 않고 다른 인공 시설물도 거의 없다.

  철원 노동당사에서 백마고지 가는 도로 중간 쯤에서 북쪽으로 바라보면 지평선이 보인다. 바로 3가지 절묘한 조건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아마도 한반도에서 지평선이 보이는 유일한 곳으로 생각된다.

  따라서 철원 노동당사에서 백마고지 가는 도로 옆에 산책로를 만들어 ‘철원평야 지평선 산책길’이라 명명해도 좋으리라 본다. 또한 산책길 중간 쯤에 소공원을 만들어 ‘철원평야 지평선 공원‘이라 명명할 수 있으리라 본다. 우리나라에서 철원이 지평선을 볼 수 있는 유일한 곳, 철원이 더욱 특별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