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 게재문

농업이란 무엇인가/농업의 정의,기원,역할,공익적 기능,귀농,귀촌,텃밭가꾸기

유해영 2011. 5. 7. 10:59

 

농업은 어느 한 분야의 산업이 아니고, 우리의 삶 자체이다. 

왜, 그런 말을 할 수 있을까?

 

 

 철원신문 2011.5.4

내용은 기고문 참조

 

 

 

 2010.4.21일 파종직후(아래)와  7.7일 텃밭(위), 보물같은 먹거리로 가득하다

 

 


                                           

                          농업이란 무엇인가 !

                                                      유해영 육종학박사

 

  많은 사람들이 농사를 짓고 살며, 농업 관련 업무를 하는 사람들 또한 많다. 그러한 분들에게 “농업이 무엇인가?” 라고 물으면 막상 대답을 잘 못하는 경우가 있는 것 같다.

  지난달 모 기관의 요청으로 “농업이란 무엇인가”에 대하여 강의를 한바 있는데, 농업에 대하여 다시 정리하여 알릴 필요성을 느껴 정리하고자 한다.

  농업이란 식물을 재배하고 동물을 길러 농산물을 생산하여 이득을 얻고자 하는 업이다. 식물을 사람이 재배 이용하기 시작하면 그러한 식물을 작물이라고 하고, 동물을 사람이 길들여 이용하기 시작하면 그러한 동물을 가축이라고 한다.

  그러므로 농업을 다시 정의하면, 농업은 작물을 재배하고 가축을 길러 농산물을 생산하여 이득을 얻고자 하는 직업이다. 부가가치를 높여 소득을 더 높이기 위해 생산된 농산물을 가공 판매하는 것을 농업에 포함시키기도 한다.

  원시사회에서 농경사회로 넘어오는 단계는 자연물의 채취와 어렵(漁獵)의 단계를 거쳐 유목(遊牧)이 이루어 졌고, 그 후 농경(農耕)이 시작되었다. “농경은 약 일만 오천 년 전에 부인들이 파종과 이식이라는 것을 시도한 것으로 부터 시작되었다는 것이 정설이다”라는 기록이 있다.

  그러면 농업의 역할은 무엇일까. 농업은 본래 인간의 의식주에 필요한 물질의 생산을 사명으로 하였다. 구체적으로 다음과 같은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1. 곡식이나 가축의 고기와 같은 먹을거리를 생산 공급하는 것이 농업의 가장 큰 역할이다. “살기 위해 먹는 가, 먹기 위해 사는 가”라는 말처럼, 인간이 산다는 것이 바로 먹는 것이다. 또한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국가의 최우선 책무는 국민의 식량 확보와 국방이라고 한다. 천자문에 치본어농(治本於農)이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국가를 다스린다는 것은 농사를 근본으로 한다”라는 말이다. 농자천하대본(農者天下大本), 즉, “농사와 농사짓는 사람이 천하에 큰 근본이다”라는 말과 그 의미가 비슷한 말이다.

  2. 옷감을 생산 공급하였다. 전통사회에서는 목화, 뽕나무 그리고 삼나무를 재배하여 면포와 비단 등을 생산 공급하였던 것이다. 낮에는 논밭에 나가 일하고 저녁에는 길쌈을 하는 것이 백성들의 생활이었다. 현대에는 화학섬유가 발전되어 의생활이 화학섬유에 많이 의존하고는 있으나, 대부분의 옷은 화학섬유로만 만드는 것이 아니고 목화섬유(면)와 같은 천연섬유가 포함되어 옷이 만들어 지고 있으며, 속옷이나 고급 옷은 거의 면으로 만들어 지고 있다. 또한 모직, 모피, 피혁 제품 등 역시 농업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것이다. 구두, 혁대, 가죽장갑, 각종 운동 공(축구공 등) 등, 가죽을 이용한 제품들을 빼 놓고는 우리들의 삶을 말하기 어렵다.

  3. 현대 사회에서는 인간에게 미치는 원예작물의 역할이 매우 크다. 사과, 배, 복숭아, 포도 등과 같은 과일을 생각해 보라. 참외, 토마토, 고추, 배추, 오이, 호박 등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채소들을 생각해보라. 장미, 국화, 백합 등, 도로변에 조경해놓은 수많은 꽃들을 생각해 보라. 이러한 작물이 없다고 가정해 보자, 참으로 인간에게 큰 불행한 일이 될 것이다. 이러한 것이 바로 농업인 것이다.

  4. 에너지원으로서 농업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전통사회에서는 농업 부산물 등이 땔감으로 크게 이용되었고, 현대에는 바이오 에너지원으로 외국에서는 이미 크게 활용되고 있다. 유채기름 등은 바이오 디젤로서 이용하고, 고구마와 같은 재료는 발효과정을 거쳐 바이오 알콜로서 자동자 등의 연료로 사용이 확대되고 있다. 결국 석유와 같은 자원은 고갈되기 때문에 앞으로 농업생산물의 바이오 에너지로서의 활용은 크게 주목되고 있는 실정이다.

  5. 설탕이 없다고 생각해보라. 바로 이것이 사탕수수나 사탕무와 같은 농산물로 만들어진 것이다.

  6. 인간의 질병 치료를 위해서 재배되는 약용식물도 농업의 주요한 한 분야이다. 인간의 질병을 치료하는데 실험용으로 길러지는 토끼나 쥐와 같은 작은 동물들도 인간에게 크게 도움을 주고 있다. 인간의 대체 장기를 생산하는 동물 산업도 크게 주목을 받고 있다. 이것 또한 농업인 것이다.

  7. 커피, 차, 담배와 같은 기호품은 어떠한가. 본인도 하루에 몇 잔의 커피를 마신다. 이러한 기호품이 인간에게 주는 행복감은 엄청난 것이리라. 이러 기호품의 생산도 농업을 통하지 않고는 불가능한 일이다.

  8. 소주, 맥주, 포도주, 막걸리 등 기타 여러 가지 술을 생각해보자. 술을 떠나서 인간의 삶을 생각할 수 있을까. 바로 그러한 술이 쌀과 보리와 같은 여러 가지 곡류, 포도 등으로 만들어지는 것이다. 농업의 주요한 분야인 것이다.

  9. 개나 조류 등과 같은 애완동물은 어떠한가. 반려 동물로서의 개의 역할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대단하다. 군견이나 경찰견의 역할도 상당한 것이다. 이러한 분야도 농업의 한 분야로서 인간에게 많은 행복을 주고 있고, 인간의 삶에서 떼어 낼 수 없는 분야로서 세계적으로 크게 활성화 되어있다.

  10. 말은 과거에는 이동수단으로 많이 이용되었다. 특히 전쟁에서의 군마의 역할은 엄청난 것이어서 몽골인들이 세계를 정복하는데 말의 역할이 컷으리라 생각된다. 말은 파발마와 같이 통신수단으로서 이용되기도 하였으며, 현재에는 승마 스포츠로서 또한 경마 오락으로서 말 산업이 활성화되어있다. 노동력으로서 소, 당나귀, 원숭이 등의 이용은 현재에도 유지되고 있다. 이러한 분야가 농업의 한 분야인 것이다.

  농산물을 이용하여 생산하는 가공 식품은 어떠한가. 떡, 과자, 사탕, 두부, 콩나물 등, 그 수나 헤아릴 수 있겠는가? 공업원료로 사용되는 농산물은 어떠한가. 고구마나 카사바와 같은 전분 작물들, 땅콩이나 콩 그리고 해바라기와 같은 유지 작물들, 역시 그 수를 헤아리기가 어려운 것이다.

  농업의 공익적 기능은 어떠한가. 국토보전, 수자원함양, 대기정화, 전통문화 유지 계승, 아름다운 경관조성 등 그 가치는 돈으로 환산하기 어려운 것이다.

  이와 같이 농업이라고 하는 것은 어느 한 분야의 산업이 아니고 바로 우리의 삶 자체라는 사실이다. 따라서 농업은 농업인만의 문제가 아니고 바로 우리 모두의 삶 자체의 문제인 것이다.

  인간이 생존 번영하는데 농업을 의지하지 않고는 방법이 없고, 인간의 행복을 높이는데 농업의 역할은 거의 절대적이다. 이러한 엄연한 사실이 우리 모두가 농업을 가꾸고 발전시켜야 하는 이유가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