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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밭의 가치와 행복/강원북부신문 09.4.23

유해영 2009. 4. 25. 11:27

 

기고문 원본 참조 

 

 

텃밭의 가치와 행복

                                                                                                              유해영 육종학 박사

 

 

  땅에서 새 싹이 돋아나고 나무 가지에서 파릇한 이파리가 움트는 생명의 계절이다. 본인의 집 텃밭에 심겨진 백 여 그루 나무들의 가지에서도 꽃 봉오리와 이파리가 움트고 있다.

  본인은 여러 차례, 강의 등 이야기를 할 기회가 있을 때 “텃밭의 의미만 생각해도 농촌에 살만한 가치기 있다”라는 말을 해왔다. 왜 이런 말을 할 수 있는지 텃밭이 우리에게 주는 가치를 생각해보고 농촌의 삶이 얼마나 살 만한 것인지 생각해 보고자 한다.

  따스한 햇빛과 맑은 공기 그리고 깨끗한 물이 없으면 한 순간도 살지 못하면서 그 것 들의 고마움을 잘 느끼지 못하는 것처럼, 텃밭에는 기적과 같은 생명의 신비로움이 있고 또한텃밭은 신선하고 안전한 먹거리를 생산하여주며 우리의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여러 가지 소중한 가치를 지니고 있는 데에도 그러한 좋은 가치를 때때로 잊고 사는 경우가 있는 것 같다.

  서양 사람들의 취미 생활 중 으뜸으로 여기는 것이 가든닝(gardening)이라고 한다. 가든닝이라는 말은 ‘가든(정원) 가꾸기’라는 말이며 또는 정원을 가꾸는 기술로 조원술(造園術)이라고도 한다. 꽃과 채소를 가꾸고, 나무를 손질하는 등의 기술을 말하는 것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취미라고 하면, 독서라든지 음악 감상이라든지 운동 등을 꼽는 경우가 많고 텃밭 가꾸기가 취미라고 말하면, 그런 것도 취미라고 할 수 있는가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 것 같다. 그러나 텃밭 가꾸기는 상당한 요령과 기술이 필요한 아주 멋진 최고의취미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인간의 건강을 보장하는 좋은 먹거리의 핵심 가치는 신선도와 안전성이다. 안전성이라는 말은 농약과 같은 해로운 화학 물질에 오염되지 않은 정도를 말한다. 텃밭을 가꾸어 먹거리를 생산하면 바로 신선도와 안전성은 보장이 되는 것이다. 곧 바로 수확해서 먹으니까 신선도는 어느 것과도 비교되지 않게 좋다. 시장이나 마트에서 구입해서 먹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또한 자신이 관리하는 것임으로 농약을 뿌렸을 경우라도 그 사정을 잘 알기 때문에 안전한 농산물을 먹을 수 있는 것이다.

  우리 몸에 좋은 먹거리의 조건중 하나가 제철 음식인데 바로 텃밭에서 생산된 먹거리는 계절 따라 생산된 것임으로 제철에 정상적으로 건강하게 자란 먹거리를 텃밭을 통하여 얻을 수 있는 것이다.

  ‘먹기 위해 사는 가 살기위해 먹는 가’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이 먹는 것이 바로 삶 자체인바 최상의 먹거리를 바로 텃밭에서 생산하여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은 농촌에 사는 사람들의 특권이며 행복이라고 생각한다.

   철따라 피고 열리는 꽃과 과일은 어떠한가. 가지가 자라는 것을 관찰하여 보면 쑥쑥 자라는 모습이 신비롭다. 농익은 토마토 맛은 어떠한가. 농촌에 사는 사람만이 경험할 수 있는 맛이다. 덩굴에 따라붙어 올라오는 주먹만 한 붉은 고구마를 생각하여보라. 이러한 신비로운 행복을 돈을 주고 살 수 없는 것이다. 호박, 부추, 고추, 완두콩, 바로 따서 찐 옥수수 맛 등등 농촌에서 텃밭을 가꾸며 얻는 행복을 이루 다 말할 수 있을까.

  인생이 무엇이고 행복이 무엇인가 아는 사람들에게는 텃밭 가꾸는 재미만 생각해도 농촌에 살 만 한 충분한 가치가 있는 것이다.

  더욱 많은 사람들이 농촌에서 행복을 누렸으면 좋을 것이다. 소박한 행복을 꿈꾸는 사람들에게는 농촌은 여전히 기회의 땅이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