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 게재문

형식과 절차의 중요성/ 철원신문 2009.3.26

유해영 2009. 3. 27. 16:45

 

                                형식과 절차의 중요성

 

                                                                     유해영 육종학 박사

 

 

어떤 일을 하다가 결과가 성공적이지 못 할 때, 자신의 능력이 부족해서 그렇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 공부 할 때도 어떤 과목의 성적이 좋지 않을 경우, 그 분야에 적성이 없다거나 자신의 머리가 좋지 않아 그렇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적성이 없거나 머리가 좋지 않아서 결과가 나쁜 것이 아니라, 형식과 절차의 중요성을 충분히 알지 못해 그러한 것이라고 생각해 보자. 본고에서는 형식과 절차의 중요성에 대하여 알아보고 형식과 절차에 대한 이해력을 키우는 방법에 대해서 말하고자 한다.

     특별한 천재나 예술가를 제외하면 잠재력이나 재능 면에서 사람들 사이에 그다지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고 한다.

     우리나라에도 국회의원 고승덕 씨와 같은 분이 있다. 고승덕 의원은 대학 재학 중에 사법시험을 최연소로 합격하였고, 행정고등고시를 수석으로 합격하였을 뿐만 아니라, 외무고등고시도 차석으로 합격한 것으로 유명하다. 그와 같은 천재는 보통 사람들과는 아주 다른 특별한 경우라고 생각하면 되는 것이다.

     만개의 계단을 오른다고 생각해 보자. 한 개의 계단을 오를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사람이 만개의 계단을 오르지 못할 이유가 어디에 있는가. 만개의 계단을 오르지 못한다고 한다면, 그 것은 한꺼번에 열 개의 계단을 오르려고 무리한 생각을 한다든지, 단숨에 수 백 개의 계단을 오르려고 힘을 소비 한다든지 하는 경우일 것이다. 거의 누구든지 한 계단 한 계단 오르다보면 자기도 모르는 사이 어느덧 만개나 되는 높은 곳까지 오르게 되는 것이다.

     물론 세상일이 계단을 오르는 것과 같이 단순하지는 않다. 세상의 모든 일은 복합적이고 중층적일 뿐만이 아니라, 여러 요인들 간에 상호작용을 하므로 어떤 일을 완벽하게 파악하기란 쉽지 않은 경우가 많다.

     본인은 다섯 번의 공채시험에 합격, 다섯 번 공직에 임명된 바가 있다. 그러나 크게 자랑할 것이 못된다. 모두 7급 이하의 공직 시험이었다. 또한 국가의 재정지원으로 외국에서 사년 동안 공부하고 박사학위를 받은 바가 있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본인이 특별히 다른 사람들 보다 능력이 많다거나, 특별한 방법이 있어서 그러한 결과를 성취시킨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단지 상식적인 수준에서 차근차근 단계별로 포기하지 않고 추진한 것이 거의 전부이다.

     어떤 일을 추진 할 때 우선 여러 단계로 나누어서 생각해야 한다. 그리고 각각의 단계에 따라 적절한 형식과 내용을 세우고, 그 다음 부터는 각각의 단계별로 절차에 따라 차근차근 꾸준히 진행 시키면 되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대부분의 일은 성취되는 것이다.

     본인이 안타깝게 생각하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실패의 원인을, 자신의 머리가 나쁘고 능력이 부족하다고 한탄하며, 심지어 운이 나쁘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단지, 한 단계 한 단계 절차에 따라 꾸준히 차근차근 진행시키면, 대부분의 모든 일은 성과가 있는 법인데 말이다.

     종교의식을 분석해보면 형식과 절차가 매우 잘 발달되어 있다. 왜 엄격한 형식과 절차가 필요 할까. 아마도, 이것은 신앙의 정체성을 유지시키고 신심이나 믿음을 더 깊은 곳으로 인도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다.

     바로 이러한 종교 의식을 통하여 형식과 절차에 대한 이해와 훈련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특히 청소년들은 자신의 종교 활동에 적극 참여하면, 정서교육이 되는 것은 물론 형식과 절차에 대한 이해력이 높아져 자신의 인생을 살아가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공부를 하는 것도, 사업을 하는 것도, 가정의 일 등도 대부분 단계별로 차근차근 절차에 따라 진행시키면 되는 것인데, 자신의 능력 부족을 탓한다거나 운이 나빠 그렇다고 한다거나 하지 않으면 좋을 것이다.